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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 왔구나'…주택담보대출 올해 첫 순증세 전환

이강 기자

입력 : 2017.04.03 10:05|수정 : 2017.04.03 10:05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순증세로 돌아섰습니다.

오늘(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과 국민·우리 등 6대 은행의 3월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8조643억원으로 전월 말 377조8천526억원보다 2천117억원 늘었습니다.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금융당국의 대출 심사 강화 방침으로 은행들이 개인 대출을 깐깐히 들여다보면서 지난 두 달간 약 3조원이 줄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2014년 8월 이후 급증세를 이어가던 주택담보대출이 월 기준으로 줄어든 건 지난 1월이 처음이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건 이사철을 맞아 매매가 활성화된 영향이 큽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는 3월 6천359건으로 2월보다 36% 늘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경색 속에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단 작년 동기에 견줘 주택담보대출 증가량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3월에는 2조1천629억원이 늘었으나 지난달에는 2천117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작년에는 6개 은행 중 정책금융 상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전 은행이 늘었으나 올해 3월에는 자체 담보대출 규모가 큰 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잔액이 2월 대비 줄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은행 자체 상품대출은 줄어드는 추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은행 같은 1금융권뿐 아니라 2금융권도 당국의 총량 규제 방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가 많은 상위 15개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가계부채 관리를 요청함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각종 가계대출 관련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국의 실질적인 총량 규제 분위기 속에서 은행들도 대놓고 가계여신을 늘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시장은 완만하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광역시를 제외하고 지방은 집값이 뛰기가 쉽지 않다"며 "대출 규제가 지속된다면 돈 있는 개인과 우량 사업장에만 대출이 몰리는 '대출 양극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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