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파리시, '트럼프 장벽' 참여의사 밝힌 기업과 협력관계 청산

장선이 기자

입력 : 2017.03.31 01:31|수정 : 2017.03.31 01:31


프랑스 파리시가 매년 여름 시민들을 위해 센 강변에 설치하는 인공해변의 모래를 프랑스-스위스계 시멘트기업 라파즈홀심으로부터 공급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파즈홀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RFI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파리시의 라파즈홀심 측과의 협력관계 청산 결정을 시의회가 지난 28일 표결을 통해 승인했습니다.

파리시는 여름 휴가철에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한 시민과 파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센강변에 매년 3천t의 모래를 쏟아부어 인공해변인 '파리 플라주'를 2002년부터 매년 조성하고 있습니다.

파리 플라주에 모래를 공급하는 일은 프랑스계 라파즈와 스위스계 홀심이 합병해 탄생한 세계 최대 시멘트기업 라파즈홀심이 담당해왔습니다.

이 회사는 일종의 스폰서계약에 따라 모래를 파리시에 무상으로 제공해왔습니다.

파리시 측은 "시민들이 시에 기대하는 정도의 윤리 수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라파즈홀심과의 협력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파리시의회 녹색당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시를 압박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달 초 라파즈홀심의 CEO 에릭 올센은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사업에 라파즈홀심이 시멘트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지난 9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는다"면서 "시멘트업계의 리더로서 모든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습ㄴ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일부 분야에서는 사업참여 선언을 하기 전에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라파즈홀심은 최근에는 2013∼2014년 시리아 북부 자라비야에서 시멘트 공장을 가동하면서 여러 무장조직에 금품을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