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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공사현장서 단체잠적한 北 근로자들…"단속피해 도주한 듯"

장선이 기자

입력 : 2017.03.30 18:46|수정 : 2017.03.30 18:46


말레이시아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단체로 잠적한 뒤 보름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현지 매체인 일간 보르네오포스트가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라왁주의 주도인 쿠칭시 타부안 다약 지역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북한인 근로자들이 이달 중순 일제히 이탈했습니다.

잠적한 근로자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르네오포스트는 건설 현장에 작업복·도구·헬멧·신발 등 개인물품을 그대로 남긴 채 급하게 짐을 싼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단체 이탈로 해당 건설현장은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가 현지 노동자 충원으로 어제부터 작업이 재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문은 북한인 근로자들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사라왁주 이민국 켄 레벤 국장은 이들이 출국하거나 주 경계를 넘은 흔적은 없으며 여전히 사라왁주 내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레벤 국장은 그러나 상부로부터 북한 근로자들 잠적과 관련해 언급 자제를 지시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에서는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말레이 당국이 불법 취업한 북한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피해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라왁주의 아방 조하리 오펭 주 총리는 지난 9일 사라왁주의 건설현장·광산 등에 북한 근로자 176명이 일하고 있지만, 140명이 유효한 취업허가 없이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왁주 이민당국은 그보다 하루 앞선 지난 8일 쿠알라타타우 지역의 한 다리 공사장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 37명을 이민법 위반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체포된 노동자들은 일단 이민자 수용소에 갇혔고 곧 북한으로 추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외교적 갈등을 빚어온 말레이와 북한은 지난 7일부터는 서로 자국에 체류 중인 상대국 국민의 출국을 금지시키는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부터 양국 간에 비공개 회담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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