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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빈곤여성 착취논란' 모유수출 금지…생계차단 반발도

입력 : 2017.03.29 09:14|수정 : 2017.03.29 09:14


캄보디아 정부가 빈곤여성 착취 논란을 빚은 모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아무리 가난해도 모유를 팔지 않겠다"며 이런 조처를 했다고 현지 일간 크메르타임스가 29일 전했다.

이 결정은 최근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에서 모유를 구매해 수출해온 미국계 기업 앰브로시아 랩스의 영업을 잠정 중단시킨 이후 나왔다.

이 업체는 2015년 캄보디아에 진출해 유일하게 모유 수출 사업을 벌였다.

동결과 저온 살균 과정을 거친 모유를 미국에서 150g짜리 팩 1개당 20달러(약 2만2천 원)에 팔아 여러 배의 차익을 남겼다.

갓난아이를 둔 가정이나 영양식을 찾는 보디빌더 등이 주요 소비자다.

데보라 코미니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캄보디아지부장은 "모유 뱅크가 상업적 목적으로 가난하고 취약한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며 캄보디아 정부의 모유 수출 금지 조치를 환영했다.

코미니 지부장은 캄보디아에서 신생아에 대한 생후 6개월간 수유율이 2010년 75%에서 2014년 65%로 낮아지고 5세 이하 어린이의 32%가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점을 들어 현지 비영리 모유 뱅크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모유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 온 캄보디아 여성들은 정부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킴 네악(26)은 "하루에 모유 250㎖를 팔아 7.5∼10달러(8천400∼1만1천 원)를 벌었다"며 "나와 아이들이 모유 구매 회사의 도움으로 무료 건강검진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생계를 위해 쓰레기더미를 뒤져 팔 것을 찾는 일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앰브로시아 랩스의 한 직원은 "여성들에게 모유를 팔도록 강요하지 않았다"며 "지역 주민들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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