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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축의금 내다 빚낼 판"…사회초년병 '잔인한 3월'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3.26 09:56|수정 : 2017.03.26 11:18


직장 생활 2년차 사회 초년생 정모(28·여)는 결혼식 계절이 시작되는 3월 들어 경조사비로만 48만원을 지출했습니다.

30대 후반 노총각 딱지를 뗀 직장 상사와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각각 10만원의 축의금을 냈고, 이전 직장 동료 5만원, 대학 학과 동기 5만원, 취업 준비생 시절 알게 된 친구 5만원 등 이달에만 5개 결혼식에 총 35만원을 보냈습니다.

여기에 직장 상사의 부친상 등 총 4번의 부의금으로 이달에 18만원이 추가로 나갔습니다.

청주에서 중견기업에 다니는 정씨는 "이달 월급이 200만원 초반인데 경조사비로 25% 가까이 썼다"면서 "경조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친한 친구는 조부모상까지 챙기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친부모상만 챙기기로 룰을 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4년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최모(31)씨는 300만원 중반 정도 월급을 받지만 "5만원∼10만원씩 부조를 하면, 한 달에 50만원 넘게 나갈 때도 있다"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이상 애경사를 알뜰하게 챙기다보면 경조사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월세 60만원 원룸에 사는 최씨는 이달 집세·식비·통신비 등 고정 지출에 더해 경조사비 '폭탄'을 맞으면서 통장 잔고가 바닥났습니다.

경기 불황에 월급 등 소득은 늘지 않는데, 3월 들어 밀려드는 청첩장과 부고에 경조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월급쟁이들의 부담이 큽니다.

3월은 환절기 일교차가 크게 벌어져 궂긴 소식을 가장 많이 접하는 시기이면서, 3∼5월 봄철 결혼 '성수기'가 시작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달 20∼30대 미혼남녀 43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는 청첩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수입이 적은 20∼30대 사회초년생에게는 경조사비가 말 못할 '속앓이'가 되는 것입니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직장인들이게 봄철 경조사비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일정 금액 이상 축의금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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