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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올라와 줘" 세월호 인양 3년 기다린 생존 학생들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3.23 12:45|수정 : 2017.03.23 13:38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23일, 탈출해 생존한 A(20·여·대학생)씨는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하루 빨리 친구들을 만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A양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선미 좌현 객실에 같은 반 친구들과 모여 있었는데, 처음에는 조금씩 물이 차더니 어느 순간 한 번에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며 "창문은 바닥에, 출입문은 머리 위에 있는 상황이 됐다. 너무 무서웠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 물에 뜬 덕분에 복도를 통해 비상구로 나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마침 어선을 몰고 오신 분이 있어서 구조될 수 있었다. 함께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병원으로 옮겨져 밥도 못 먹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3년째 어둡고 깊은 바닷속을 헤매는 미수습자들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전했습니다.

A양은 "미수습된 (조)은화는 1∼2학년 내내 같은 반이었는데, 반장을 맡고 공부도 전교 순위에 든 모범생이었다"며 "친구들에게는 살갑고 친화력이 좋아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또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한없이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고 매일 다짐한다"며 "세월호 선체가 온전히 인양돼 친구들을 찾고, 사고의 진실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생존학생 B(20·대학생)군은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으로 알려진 생존자 김동수 씨가 내려준 소방 호스를 잡고 올라와 가까스로 헬기에 탑승,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B군은 "같은 반이었던 (박)영인이는 친구 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로 친구들에게 잘해줬다. 착하디 착한 친구였다"며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남)현철이, 제자들을 각별히 아끼셨던 양승진 선생님도 잊을 수 없다. 하루 빨리 올라와 만났으면 좋겠다"고 애타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이어 "세월호 인양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막상 진짜 인양되는 것을 보니 기쁨보다 슬픔이 앞선다"며 "친구와 선생님이 안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올라오면 꼭 찾아가 만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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