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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불출마 '나비효과' 낼까…野 '집안경쟁'에 여파 촉각

입력 : 2017.03.16 18:15|수정 : 2017.03.16 18:15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가 야권의 '집안싸움'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의 경우 중도층 대변을 자임하는 만큼 황 권한대행 불출마로 촉발된 중도층 표심 이동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

여기에 민주당의 경우에도 황 권한대행 지지자가 직접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할 가능성은 작지만, 전체 대선판도의 변화에 따라 주자들간 당내 경선 손익표가 갈릴 수 있다.

우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측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중도·보수 표를 흡수하면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간 간의 양자대결 구도가 성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MBN의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전날 오후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표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32.4%를, 안희정 충남지사가 14.9%를, 안 전 대표가 11.6%를 흡수했다.

당장은 흡수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지만, 민주당 경선이 문 전대표의 승리로 끝날 경우 안 지사 측으로 향했던 지지율도 흡수가 가능하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기대다.

안 전 대표가 이같은 '양강구도'론이 일정한 탄력을 얻는다면 실제로 민주당 경선이 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말로 민주당 후보와 안 전 대표의 양강구도가 이뤄진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어느 주자가 안 전 대표를 이길 수 있을지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 지사 측에서는 당내 경선이 '안철수 대항마' 찾기로 갈 경우 반사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안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아닌 안 지사가 후보로 나서는 것이 더욱 확실하게 안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다"며 "지지자들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관계자는 설사 안 전 대표의 기대와 달리 보수·중도 표가 가지 않더라도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자체가 안 지사에게 호재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유력한 보수 후보가 없어지면서 정권교체가 기정사실이 된 것"이라며 "이제 지지자들은 '안희정표 정권교체'와 '문재인표 정권교체'를 비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정권교체만이 목표였을 때에 비해 상황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가 민주당 경선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홍 지사의 경우 지지율을 상당 부분 흡수했지만, 다른 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때와는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중도·보수표를 흡수하더라도 문 전 대표에게 나쁠 것이 없다"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진보적 지지층들이 안 전 대표에게서 이탈할 수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문 전 대표가 정권교체의 대표주자로서 대세론이 굳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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