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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부총리 "김정남 시신, 자녀 DNA로 신원 확인"

곽상은 기자

입력 : 2017.03.15 17:30|수정 : 2017.03.15 21:15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가 자녀의 DNA를 통해 시신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5일 기자들을 만나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김정남의 자녀가 제공한 샘플을 바탕으로 김정남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이 샘플은 법의학적 검사와 DNA 분석 절차를 거쳤다"며 "나는 해당 시신이 김정남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내정에 간섭할 의도는 없지만, 국제사회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 국제기구의 결정과 결의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자히드 부총리는 말레이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김정남의 자녀를 지칭할 때는 어린아이, 2세 등을 의미하는 '아낙냐'란 표현을 썼습니다.

그는 김정남의 자녀 중 누가 DNA 샘플을 제공했는지와 그의 말레이시아 방문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첫째 부인 신정희와의 사이에 아들 금솔을, 둘째 부인 이혜경과의 사이에 아들 한솔과 딸 솔희 남매를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카오에서 머물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최근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지 외교가에선 자히드 부총리가 북한 내 억류자 귀환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김정남 자녀의 DNA 샘플 제공 사실을 자진해 공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문제를 두고 지난주부터 북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앞서,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살자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인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은 김정남의 유가족이 시신을 넘겨받으려면 앞으로 2∼3주 안에 인수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김정남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근처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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