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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05년 낸 세금 437억 원"…방송 폭로예고에 '선수공개'

장선이 기자

입력 : 2017.03.15 15:05|수정 : 2017.03.15 15:05


미국 대선 때부터 공개 거부로 논란이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미국 MSNBC 방송의 '레이철 매도 쇼'는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 소득과 납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방송에서 공개된 납세 자료에 따르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2005년 모두 1억 5천300만 달러의 소득을 올려 3천650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습니다.

소득의 약 24%를 세금으로 낸 셈입니다.

AP통신은 2005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실효세율이 미국인 평균보다 10% 높지만 연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와 비교하면 27.4%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05년에 이전 년도 사업의 손실로 1억 300만달러, 천178억 원의 부채를 상각해 수천만 달러의 세금을 탕감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1995년 9억1천600만 달러 손실로 소득세를 신고해 이에 따른 세금공제로 상당한 기간 합법적으로 납세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005년 납세 자료는 언론인이자 트럼프 전기 작가인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이 입수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존스턴은 미 국세청을 수년간 출입한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입니다.

그는 MSNBC의 레이철 매도 쇼에 출연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우편으로 2쪽 분량의 납세 자료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 납세 내용은 MSNBC의 쇼가 방영되기 전에 이미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를 입수했다는 MSNBC 측의 예고에 백악관이 소득과 세금 수치를 공개하며 선수를 쳤기 때문입니다.

MSNBC의 여성 간판앵커 매도는 2005년 납세 자료를 입수한 사실을 알리며 자신의 쇼에서 세부 내용을 밝히겠다는 트위터 글을 올렸습니다.

이에 백악관은 소득과 납세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2005년 소득이 1억 5천만 달러였으며 3천800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그룹의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득세 외에도 소비세, 특별소비세, 고용세 등으로 수천만 달러의 세금을 냈다면서 "법이 부과한 세금보다 많이 낼" 책임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MSNBC의 자료 공개가 불법이라는 점도 주장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MSNBC가 시청률 올리기에 혈안이 됐다면서 "납세 자료를 훔쳐서 공개하는 건 완전히 불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의 불법 주장에 MSNBC 측은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를 거론하며 국민 관심사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했다고 맞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납세 자료 공개를 거부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에 대선 후보들이 대선 기간 납세 자료를 공개한 전통을 트럼프 대통령이 깬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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