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냐 '비정상의 정상화'냐…김기춘 두 번째 재판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즉 이른바 블랙리스트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재판 준비절차가 오늘(15일) 열립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오늘 오전 10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엽니다.

앞서 1차 준비기일에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내건 공소사실에 대해 김 전 실장 등 피고인들이 혐의 인정 여부를 밝혔습니다.

김 전 실장 측은 '블랙리스트'가 "대통령의 문화·예술 정책인 만큼 범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로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앞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며 좌편향 단체·인사들에 정부 지원이 편향된 만큼 이를 균형 있게 바로잡으려는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취지입니다.

또 김 전 실장 측은 공소사실에 명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죄를 지었다는 것인지도 밝혀달라고 특검 측에 요구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지원배제 조치의 의사 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고, 김 전 수석 측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다는 건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부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 준비절차에서는 특검팀이 낸 증거에 김 전 실장 등이 동의하는지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특검법상 1심 처리 기간이 3개월로 정해진 만큼 신속히 재판을 진행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늘 준비절차를 끝내고 정식 재판 일정을 지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