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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돌풍에 일본 연립여당 흔들…아베 "공명당 빼고 승부 기회"

입력 : 2017.03.15 03:18|수정 : 2017.03.15 03:18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돌풍에 일본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공조에 금이 가고 있다.

14일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고이케 지사가 오는 7월 열리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공명당과 공조하기로 한 것에 대해 "공명당 빼고 승부를 겨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은 이날 오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 자민당 간부들과 만나 도의회 선거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당력을 모아 (선거 준비를)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다른 정당을 비판한다고 해도 어쩔 도리가 없다. 자민당 자력을 발휘해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넉달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도쿄도 의회 선거의 판세는 벌써 고이케 지사의 '도민우선회'에 기울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제1 야당인 민진당에서 고이케 지사 쪽으로 이동하는 인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13일에는 도쿄도 의회에서 자민당과 사이가 나쁜 공명당이 고이케 지사와 공조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이케 지사는 특히 지난달 치러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청장 선거에서 자신이 미는 후보가 아베 총리의 지지를 받은 후보에 압승을 거두는 성과를 거둔 뒤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이 선거 후인 지난달 24~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는 아베 총리(21%)에 이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 2위(16%)에 오르기도 했다.60대 이상에서는 오히려 아베 총리를 앞질렀다.

공명당은 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지사와 공조하기로 하면서도 "전국 국정 운영에서 자민당과의 신뢰 관계는 흔들림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자민당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명당의 움직임을 비판할 입장이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잠시 냉각 기간을 두고 판단하고 싶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1999년 연립 정권을 발족한 후 민주당(현 민진당)에 정권을 빼앗긴 때를 제외하곤 연립 여당을 같이 꾸리고 있다.

두 정당은 자민당이 작년 연말 추진한 '카지노 추진법안'에 공명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며 균열을 보인 바 있지만 대체로 정책 공조를 유지해가고 있다.

자민당은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어 연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거에서 공명당의 도움 없이 재집권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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