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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두 달새, 어린 두 아들을 황당하게 잃은 젊은 부부

박병일 기자

입력 : 2017.03.11 11:57|수정 : 2017.03.13 13:20


취재파일 1번 사진 수정지난 수요일, 미국 인디애나 주 보든에 사는 주부 조이스는 평소처럼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주방에서 커피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더니 천둥 소리 같은 굉음이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창 밖을 바라본 그녀의 입에서 ‘오 맙소사!’라는 탄식이 튀어나왔고 곧바로 집 밖으로 나와 소리 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박병일 취재파일 수정차 세 대가 크게 파손된 채 널브러져 있었는데 승용차 한 대는 두 동강난 상태였습니다. 곧바로 911에 신고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동강난 승용차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심하게 다쳐 쓰러진 어린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박병일 취재파일 수정숨진 어린이의 이름은 6살 에이든 로버츠로 아빠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빠 로버츠는 아들을 뒷좌석에 태우고 달리던 중 갑자기 중심을 잃었고 도로 밖 배수로로 곤두박질 쳤다가 다시 튕겨져 나오면서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차 두 대와 잇따라 충돌했고 그 충격에 차는 두 동강났습니다. 911 구조대가 도착해 운전석에서 신음하던 아빠 로버츠를 차에서 끌어내는 순간 아빠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습니다. “제 아들부터 구해주세요! 제 아들 어디 있죠?” 구조대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유감입니다.”
박병일 취재파일 수정로버츠 부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지막 남은 첫째 아들조차 사고로 잃게 됐기 때문입니다. 두 달 전이었습니다. 로버츠 부부는 두 아들을 데리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계곡으로 주말 소풍을 갔습니다. 잘 놀고 있는 두 아들을 보면서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던 부부는 오후 2시 반쯤, 근처에 있던 두 살 배기 둘째 아들이 보이지 않자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기에 근처에 있겠거니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둘째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병일 취재파일 수정울부짖는 부인을 진정시키고 남편 로버츠는 경찰에 신고했고, 헬리콥터와 수색 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까지 총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수색이 개시된 지 반나절 만에 두 살배기 둘째 아들은 계곡물에 익사된 채 발견됐습니다. 행복에 겨웠던 주말 소풍 길은 되돌이킬 수 없는 불행과 그 끝을 알 수 없는 슬픔의 길이 되어 버렸고, 둘째 아들을 잃은 상실감과 자책감에 하루하루 무겁게 살아야 했던 부부는 또 다시, 첫째 아들마저 잃게 된 겁니다. 지역 주민들은 부부의 집에 꽃과 촛불 등을 놓아 두 아기의 명복을 빌었고, 젊은 부부와 슬픔을 함께 했습니다.

(사진 = CNN소스, 로버츠 계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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