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안종범, 'VIP 관심사항'이라며 KT에 임원 채용 압박"

안종범 전 수석이 광고감독 차은택 씨 지인을 취업시키라고 KT 임원들을 압박하며 'VIP의 관심 사항'이라고 강조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오늘(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차 씨의 공판에서 KT 황창규 회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습니다.

진술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의 관심사항인데, 이동수 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직관적으로 VIP라고 인식해 구 사장에게 만나보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황 회장은 또 "안 전 수석으로부터 'VIP께서 KT 광고에 관해 많이 걱정하신다, 이 씨를 광고 업무로 옮겨라,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까 빨리 안 하면 큰일 난다'고 여러 차례 부탁받았다"고 했습니다.

진술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이후에도 황 회장에게 연락해 'VIP 관심사항'이라며 신혜성 씨를 채용해달라고 말하고,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가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황 회장은 "VIP의 뜻이라고 하니까 무시할 수 없어서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동수 씨는 차 씨의 지인이고, 신혜성 씨는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측근입니다.

두 사람 다 차은택 씨의 인맥으로 분류됩니다.

검찰은 차 씨와 최순실 씨가 KT의 광고를 따내기 위해 청와대 영향력을 동원해 두 사람을 취업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같은 해 8월까지 총 68억 천여만 원어치 광고 7건을 수주했습니다.

안 전 수석도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상당 부분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이 오늘 공개한 조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에 의해 황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대통령께서 '이 씨가 채용될 수 있도록 KT회장에게 연락해서 추천하라'고 해서 황 회장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