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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설치·미셸 망봤나"…스티븐 킹, 트럼프 도청주장 조롱

입력 : 2017.03.05 17:30|수정 : 2017.03.05 17:30


미국의 저명 공포소설 작가인 스티븐 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청 피해 주장을 조롱하는 짧은 글을 올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타워 전화 도청을 지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소설 형식으로 쓰면서 이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비꼰 것이다.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오바마는 콘에드(Con-Ed) 작업복을 입고 트럼프의 전화에 도청기를 설치했다! 오바마가 전화선을 꼬아 잇는 사이 미셸이 망을 봤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의 단골 표현인 '슬프다!'(SAD!)도 덧붙였다.

콘에드는 뉴욕의 가스·전기공급업체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의 줄임말이다.

킹의 글을 읽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도청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전기기사로 변장한 뒤 트럼프 타워에 잠입하고,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가 문밖에서 망을 봐주는 장면이 연상된다.

킹은 "트럼프는 오바마가 백악관을 떠난 적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바마는 벽장 속에 있으며 가위를 들고 있다!"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포소설과 같은 구절을 쓰기도 했다.

또 "오바마가 트럼프의 전화를 도청했을 뿐만 아니라 사물함에서 딸기 아이스크림도 훔쳤다"는 글도 연달아 올렸다.

킹은 물론이고 미국 언론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도청 및 매카시즘(극단적 반공주의) 피해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끔찍하다! 오바마가 (2016년 대선) 승리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걸 방금 알았다"며 "이것은 매카시즘!"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매카시즘을 논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이자 멘토인 로이 콘이 매카시즘이라는 단어를 만든 조지프 매카시 전 상원의원의 대표자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콘은 1953년 공산주의자 색출을 위한 상원 정부활동위원회 대표자문 변호사였으며, 매카시 의원이 권력을 휘두를 수 있도록 도운 책략가 역할을 했다.

이후 콘은 매카시 의원 곁을 떠나 유력 인사들과의 인맥을 자랑하는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세간에서는 '악덕 갱스터 변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콘은 1973년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만났으며 이후 법무부와 트럼프가(家) 사이의 맞소송에서 변호사로 활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WP와의 인터뷰에서 "로이는 나를 좋아하는 정말 똑똑한 친구고 나를 위해서 멋진 일들을 해줬다"며 "내가 원한대로 터프한 변호사였고 매우 터프가이였다"고 추켜세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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