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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부총리 "강철 대사 추방은 '김정남 사건 호도 말라'는 뜻"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03.05 16:35|수정 : 2017.03.05 16:35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페르소나 논 그라타' 이른바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하는 조치에 대해, "김정남 피살사건을 호도하려 들지 말라는 뜻으로, 북한 정부에 대한 매우 강력하고 명백한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하미디 부총리는 오늘(5일) 기자들을 만나, "강 대사의 발언은 명백히 사안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강 대사는 지난달 13일,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피살된 이후 두 차례 기자회견과 한 차례 성명을 통해, 말레이 경찰의 수사를 비판하면서, 말레이와 한국이 야합해 북한을 궁지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말레이 정부는 지난달 28일 이와 관련한 서면 사과를 요구했고, 북측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어제 강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규정해 추방하기로 했습니다.

자히드 부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가 매우 전문성 있게 진행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김정남의 사망이 북한 '내부 문제'에 해당한다는 북측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 정부는 이번 살인사건의 국제적 영향력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다른 나라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국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사건을 호도하려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대신 상호협력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내일 저녁까지 말레이시아를 떠날 것을 요구받은 강 대사는 아직까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강 대사는 추방 시점 당일 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이징행 항공편을 이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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