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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빌라에 불…내복 차림 산림감시원이 전원 대피시켜

진송민 기자

입력 : 2017.03.04 17:05|수정 : 2017.03.04 18:24


산불감시원이 자신이 사는 빌라에 불이 나자 입주민들을 일일이 깨워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습니다.

오늘(4일) 새벽 1시 50분 경남 의령군 의령읍 동동리의 한 빌라 2층 가정집에서 주방가전기기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건물 80㎡를 태우고 50여분 만에 꺼졌습니다.

이 빌라에는 20가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일찍 대피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은 4명 외에는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의령소방서는 소방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의령군 산불감시원 55살 김종철 씨 등 몇몇 주민들이 인명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빌라 3층에 살면서 입주민 대표이기도 한 김 씨는 불이난 2층 가정집 주민이 자신의 집 문을 '탕탕' 두드리며 화재 발생을 알리는 바람에 먼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김 씨는 가족에게는 빨리 빌라 밖으로 대피하라고 한 뒤 자신은 내복만 입은 채 5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어 아랫층으로 내려오면서 가정집마다 출입문을 두드리며 입주민들을 일일이 깨워 대피시켰습니다.

김 씨는 "연기가 통로를 가득 채우고 있어 숨쉬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큰 탈 없이 입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이렇게 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습니다.

김 씨 외에 일찍 화재상황을 접한 다른 입주민 몇 명도 다른 주민 대피를 돕는 등 주민들이 위기 상황에 부상 위험도 무릅쓰고 이웃을 위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진=의령소방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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