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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냉장고 앞 서성이는 아이들…배고픈 보육원

입력 : 2017.02.21 09:59|수정 : 2017.02.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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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시는 게 지방의 한 보육원 아이들이 먹을 아침밥입니다. 먹다 남은 게 아닙니다. 반찬의 가짓수는 물론이고 양도 부족합니다. 한창 클 나이인데 제대로 못 먹어서 정상적인 발육이 걱정되는 상태입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방의 한 보육원에 음식 재료가 배달됩니다.

한눈에도 햄과 어묵 같은 가공식품들이 많습니다.

[황희영/A 보육원 영양사 : 조금 단가가 높더라도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편하게 썼다면 (좋을 텐데…)]

물가는 치솟는데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고기 같은 메뉴는 양이 제한되고,

[A 보육원 학생 : 고기도 나름 나오기는 하는데 배불리 못 먹을 정도로 나오니까 아쉬워요. 그런 때는 그냥 집(보육원)에 돈이 없나 보다 해요.]
 
과일이나 유제품은 제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희영/A 보육원 영양사 : (과일은) 개수가 정해져 있어요.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딸기는 
두 개…]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보육원 아이들에게 정부가 한 끼 식대로 정한 돈은 2천348원.

하루 간식비도 400원에 불과합니다.
 
지금 시간이 저녁 6시 10분.

아이들이 밥을 먹고 생활관으로 돌아올 시간인데요, 간식비 후원이 끊기면서 아이들은 배가 고파도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육원 교사 : 애들이 방에 가면 냉장고 문을 수없이 열었다 닫았다 해요. (간식이) 없는 줄 알면서도요.]

[보육원 교사 : 계란말이 하나랑 김말이 두 개씩 받고, 먹고 나서 좀 더 받자 알았지?]
 
후원이나 간식비 지원이 조금 더 나은 서울의 보육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조성아/서울 B 보육원장 : 힘들죠.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작아서 이거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먹는 것도 부실하고요.]

서울에 있는 중학교의 경우 책정된 무상급식 단가는 한 끼 4천730원.

이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보육원 식대는 지난 4년 동안 불과 279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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