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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초정밀가공 기술에 매진한 120번째 기능한국인

입력 : 2017.02.20 14:38|수정 : 2017.02.20 14:38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일 삼성전기 성천모(52) 수석연구원을 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

120번째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성 연구원은 37년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정밀가공 분야에서 지속적인 공정·품질 개선 활동으로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성 연구원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지만, 성적은 늘 상위권에 들어 고교 입학 즈음 담임교사가 장학생으로 고교 입학을 권유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상급학교 진학을 반대했다.

큰 형이 기술학교를 나와 전기부품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3형제 중 누구 하나 더 가르치면 나중에 원망하는 형제가 생긴다며 기술직으로 가라고 한 것이다.

그는 "뛰어난 머리를 타고 난 것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닌 제가 빨리 성공할 길은 기술을 익히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버지의 권유도 있어 중학교 졸업 후 성남 직업훈련원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빨리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각오로 공부와 기술 습득에 매진해 1980년 3월 밀링기능사 2급을 취득했다.

직업훈련원을 수료한 그는 삼성전기에 생산기술직 특채로 입사해 정밀가공 기술자의 길로 들어섰다.

브라운관 TV,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금형 기술 업무를 맡은 것이다.

성 연구원은 다양한 공정 개선 및 품질 개선으로 전자제품의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공공정 무인화 시스템이다.

수작업으로 하던 것을 1회 세팅으로 24시간 무인 작업할 수 있게 돼 가공시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함께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PC에 사용되는 사이드뷰(side view)용 LED 리드프레임을 양산하기 위한 사출금형을 192캐비티(cavity)로 제작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도 일조했다.

성 연구원은 부산 및 세종 사업장, 중국 톈진 사업장 등 국내외 사업장의 기술지원·전수 활동도 해왔다.

지난해 6월부터는 삼성전기 1차 협력사인 세코닉스 평택공장에 파견돼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삼성전기 근로자로는 최초로 2015년 직업능력의 달 근로자 부문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는 삼성전기에 근무하면서 1988년 이후 직무 관련 교육과정 177건 이상을 이수하고 삼성전자 사내 기술대학을 졸업하는 등 배움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이러한 자기계발로 삼성전기 현장 근로자 중 최초로 기계가공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성 연구원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협력사와 특성화고 등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면서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은퇴한 중장년층 재취업을 지원하는 직업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꿈"이라고 말했다.

2006년 8월부터 시작한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제도는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 숙련기술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포상하는 제도다.

고용부 이기권 장관은 120번째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을 기념해 성 연구원이 파견근무 중인 세코닉스 평택공장에서 청년근로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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