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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이별 없어야"…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추모식

이종훈 기자

입력 : 2017.02.18 14:29|수정 : 2017.02.18 14:29


"국민은 기억합니다. 위정자와 지도자는 망각을 유도합니다. 진정으로 기억하려 한다면 안전해질 것입니다."

오늘(18일) 대구 달서구 대구도시철도공사 강당에서 열린 대구지하철중앙로역 화재참사 14주기 추모식.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이렇게 말하며 희생자의 넋을 기렸습니다.

오늘 추모식에는 유족과 부상자를 비롯해 대구시·대구도시철도 관계자, 시민 등 약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 홍의락 무소속 국회의원도 추모식장을 찾았습니다.

추모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묵념, 종교의식, 추도사, 추모공연, 헌화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김태일(영남대 교수)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그때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유가족과 국민 뜻이 재단에 담겨 있다"며 "안전의 가장 큰 위협은 망각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대구를 안전과 생명의 도시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며 "늦었지만 희생자 가족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회단체 대표로 참석한 전학 참길회 고문은 "다시는 이 땅에 가혹한 이별이 없어야 한다"며 "작고 힘없는 사람이 더 외로워지거나 슬퍼져서는 안 된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추모사에서 "희생자 넋을 모실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광주나 안산에는 트라우마센터가 있는데 대구에는 없다.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도움의 손길을 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기 대책위원장은 "추모식은 추모공원과 추모탑 앞에서 하는 것이 맞는 만큼 내년에는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며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단상에 마련된 사망자 사진과 위패를 찾은 유가족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습니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을 지나던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의 방화로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습니다.

지하철 참사 피해자단체, 대구시 등이 2009년부터 힘쓴 결과 참사 발생 13년 만인 지난해 9월 희생자 추모사업, 재난피해자 트라우마 치료, 안전 교육 등을 담당할 2.18 안전문화재단이 문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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