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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지시로 北외교관들 김정남 만나 '자진귀국' 설득"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입력 : 2017.02.16 10:18|수정 : 2017.02.16 10:18


김정남이 살해되기 직전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북한 외교관들이 김정남을 잇달아 접촉해 자진 귀국을 설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의 한 간부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해외에 머무는 김정남을 국내로 불러오라고 국가보위성에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란을 피우지 말고 본인 스스로 귀국하도록 설득하라는 것이 김정은의 지시내용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간부는 "보위성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0일 마카오에서 김정남과 만났다"며, "김정남은 북한으로 귀국하라는 김정은의 권고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달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간부는 "김정은이 송환지시를 받은 김정남이 신변에 위험을 느껴 미국이나 한국으로 망명할 수 있음을 우려했을 것"이라며, "김정남이 해외에서 망명할 경우를 염려해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또 다른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연말과 올해 초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들에게 두 차례나 김정남을 만나도록 했다"며, "라오스에 있는 외교관이 직접 김정남을 만나 김정은의 서신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김정남에게 북한으로 귀국을 회유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김정남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이 김정은에게 살해를 지시하도록 만든 동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이 북한에서 권력을 승계한 뒤 김정남의 주변 인물로 분류된 베이징 주재 북한 관리들이 처형·숙청됐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북한 고위관리 출신 탈북자를 인용해 "2003년부터 2010년 초까지 베이징에 주재하던 곽정철 전 북한대사관 당비서가 김정남과 접촉한 혐의로 2011년 처형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무역성 당비서를 역임한 뒤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중국에 주재하던 곽 전 비서는 당시 김정남을 세 차례 만났다는 이유로 처형됐으며 가족들은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고 이 탈북자는 설명했습니다.

또 베이징에서 김정남을 보좌하던 노동당 대외연락부 소속 요원들과 고려항공 베이징지사 대표 등이 숙청됐다고 이 탈북자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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