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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구 "유리한 검찰 진술하자 안종범 '고맙다, 고생했다' 전화"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2.14 10:56|수정 : 2017.02.14 11:36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국정 농단' 사태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고, 조사가 끝나자 "고맙다, 고생했다"고 인사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적극적인 요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사에 앞서 유리한 취지의 진술을 해달라고 당부한 정황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에 출석하는 당일 아침에 안 전 수석이 직접 증인에게 전화를 걸어 '잘 부탁드린다' 이런 말을 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정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첫 검찰 조사를 받는 날 안 전 수석의 전화를 받은 뒤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고, 조사가 끝나자 다시 안 전 수석의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안 전 수석이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저까지 그런(안 전 수석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김필승 이사와 상의한 결과 그런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전 이사장은 조사가 끝난 다음날 김필승 이사의 전화를 받고 '그대로 진술했다'는 이야기를 했으며 같은 날 안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전화해 '고맙다, 고생했다,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한 것 기억나나"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안 전 수석이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를 제안하고 물러나라고 종용하는 등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증언에 따르면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남북스포츠 교류와 한국스포츠 홍보를 맡을 재단법인을 설립할 예정인데 이사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고, 이후 직접 만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정 회장이 덕망이 있다고 윗분한테 보고했다'고 했고, 그 윗분이 대통령 아니냐"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이 재단 인사에 관여했다고 의심된다는 게 검찰 주장입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증인에게 '너무 알려져 있으니 이사장에서 물러나 고문 자리를 맡으라'고 요구해 납득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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