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트럼프 '사법부 때리기'에 대법관 지명자도 "실망"

장선이 기자

입력 : 2017.02.09 09:24|수정 : 2017.02.09 10:5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행정명령'을 둘러싼 항고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원과 판사들을 비난하는 말을 잇따라 쏟아내자 사법부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이라는 반발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명한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후보자도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고서치 후보자는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기를 꺾고 낙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루먼솔 의원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한 연설에서 "법원들이 매우 정치적인 것 같다"며 "판사들은 안보와 무관한 것들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애틀 연방지법 제임스 로바트 판사가 반이민 행정명령에 첫 제동을 걸고 나서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항소법원이 항고심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바트 판사에 대해서도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법 집행력을 빼앗은 '소위 판사'라는 자의 의견은 터무니가 없으며 뒤집힐 것이다. 판사가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에게 우리나라를 열어줬다"며 대놓고 공격했습니다.

블루먼솔 의원은 기자들에게 고서치 후보자의 언급을 전하면서 "그에게는 미국민에게 자신의 관점을 분명하고 명백하게 알릴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연방 대법관 후보자가 지명 단 며칠 만에 자신을 지명한 대통령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때리기'에 대한 반발과 우려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사 개인을 겨냥한 트윗뿐 아니라 법원과 사법체계를 겨누는 연설까지 해 미 사법부 전체에 대한 위협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판사들과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소속 당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이 지켜온 전통을 깨뜨린 일이라면서 역대 대통령들이 대통령 자신이나 정책과 관련된 법정 소송에는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조차 꺼렸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