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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취업 2개월 후 지문 지워진 채 자살"

한지연

입력 : 2017.02.08 16:46|수정 : 2017.02.08 17:05

전남 시민단체 '여수산단 취업생 자살 원인' 의문 제기


전남지역 노동·시민단체들이 지난 1월 25일 여수산단 한 대기업 협력업체에 취업했다가 2개월 만에 자살한 여수 모 고교 3학년생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8일 성명에서 "정모(17)군이 숨진 사건을 경찰이 서둘러 자살로 결론을 냈다"고 주장하며 "원청사도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가족들은 고등학교 졸업장도 손에 쥐지 못한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군은 출근 닷새째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시 일하는 게 꿀잼'이라는 글을 남길 만큼 회사 일을 즐거워했다"며 특히 "유족들은 정군이 숨진 지 불과 두 달 만에 아들의 지문이 지워진 걸 확인했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일 대기업 협력업체인 G개발에 수습사원으로 일을 시작한 정군은 대형 컨테이너 창고를 함께 쓰는 다른 협력업체 관리자의 업무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제대로 업무도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때로는 점심도 걸러가며 시키는 대로 일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 단체는 해당 대기업의 도의적인 책임, 경찰의 객관적 정황들에 대한 재조사, 노동부의 청소년 고용 사업장 근로감독 강화,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 50분쯤 여수시 모 대기업 자재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대기업 협력업체에 취업한 여수 Y고등학교 3학년 정군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지만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다'며 자살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제안했지만 가족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고 장례도 이미 치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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