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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일하는 것과 TV 보는 것의 건강 영향 크게 다르다

윤영현 기자

입력 : 2017.02.08 08:06|수정 : 2017.02.08 08:06


"앉아 있는 건 흡연과 같다."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그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뜻하는 일종의 건강 격언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도 그동안 많이 나왔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을수록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세포도 빨리 노화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생활하면 3시간 이하 앉는 사람에 비해 더 일찍 사망한다든가 결장암, 자궁내막암, 폐암에 걸릴 위험도 더 커진다는 등의 연구결과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앉아 있는 것이 생각만큼 위험한 것만은 아니다"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소개했습니다.

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학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팀은 "적어도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직접적 원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주장하는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중년 이상 런던 직장인 4천811명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 등을 장기 추적 조사했습니다.

당초 모두 당뇨병이 없었지만 13년이 흐르며 402명이 당뇨에 걸렸습니다.

그러나 앉아서 생활한 시간과 당뇨병 발병 간 상관관계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다만 TV 시청 시간이 길수록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나쁘지 않다고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생각하던 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단순히 앉아 있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복잡한 방식으로 얽혀 건강에 작용한다"면서 앉아서 편안하게 TV를 보는 것과 앉은 자세로 일하는 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전 연구들에선 TV 시청 시간을 일을 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과 동일하게 취급했으나 애초부터의 건강상태나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환경 등에서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또 기존 연구들은 조사를 시작할 당시 체질량지수(BMI)를 반영하지 않아 당뇨에 걸릴 위험 등을 정밀하게 평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 대상 직장인들은 평균 하루 45분씩 걸었는데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앉아 일하는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에게 최소 이 정도의 신체활동은 건강 유지에 절대 필요한 것이라고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될수록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중간에 잠깐씩이라도 일어서거나 걷고, 운동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근육이 부족해 납작하고 축처진 엉덩이'가 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할 수 있다는 권고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스포츠의학회지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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