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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이 뇌물 요구…김 측이 명품백 결제하면 부인이 찾아가"

홍지영 기자

입력 : 2017.02.02 15:22|수정 : 2017.02.03 09:02


의료계 비선 실세로 꼽히는 김영재 원장 측이 미리 명품가방 값을 치르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부인이 찾아가게 하는 식으로 뇌물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원장 측은 안 전 수석이 먼저 뇌물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일 특검 등에 따르면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씨는 최근 특검에 출석해 2015년께 안 전 수석의 요구에 따라 이런 방법으로 명품 가방 등 선물을 수차례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박씨는 특검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이 "나는 전용기를 타고 다니니 (면세점을 들를 수 없어) 와이프를 대신 좀 챙겨달라. 와이프가 가방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노골적으로 먼저 선물을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씨는 면세점에서 안 전 수석 부인의 이름으로 명품가방을 대신 결제해 찾아가게 하는 방식으로 가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뇌물 제공 경위와 관련해 박씨는 청와대 경제수석의 요구를 물리칠 수 없어서 주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박씨는 "저희가 가방을 사놨으니 마음에 안 드시면 다른 것으로 바꾸시면 된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검은 최근 안 전 수석의 자택에서 김영재 원장 부부가 안 전 수석 측에 건넨 복수의 외국 브랜드 가방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 원장 부부는 가방 외에도 발렌타인 위스키 30년산을 선물로 줬고 고급 중식당에서 음식도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의료용 실 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2015년에 15억원 규모의 정부 연구개발(R&D)과제 사업을 하도록 선정됐으며 특검은 안 전 수석 측이 같은 해 가방을 받은 점에 비춰볼 때 대가성이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1일 밤 뇌물공여 혐의로 박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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