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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비, 일자리 40% 만든다…소비심리 추락 어쩌나

권영인 기자

입력 : 2017.01.30 14:24|수정 : 2017.01.30 14:24


새해에도 실업 문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일자리 5개 중 2개는 가계소비의 '결과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의 2014년 산업연관표에서 '최종수요 항목별 취업유발인원 구성비'를 보면 소비가 전체 취업자의 54.9%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다음에 수출이 창출한 취업자는 25.9%이고 투자는 19.3%였습니다.

보통 소비,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는 생산을 유발하고 생산은 일자리와 연결됩니다.

예컨대 가계의 자동차 구매 수요가 늘어날 경우 기업들은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근로자를 많이 고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고용 측면에서 소비는 취업자의 절반 이상을 창출할 정도로 기여도가 큰 셈입니다.

취업유발인원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5.3%, 2011년 54.7%, 2012년 54.4%, 2013년 55.2% 등 매년 54∼55%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가계의 몫이 큽니다.

2014년에 민간소비를 의미하는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의 소비는 취업자의 40.5%를 창출했습니다.

정부 소비지출(14.3%)의 3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취업유발계수도 소비가 15.2명으로 가장 높고 투자는 13.2명, 수출은 8.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 상당의 재화나 서비스가 만들어질 때 직·간접으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를 가리킵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가계 등 민간소비에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지출이 많고 수출은 고용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상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4년 현재 교육서비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 문화 및 기타서비스의 취업유발계수는 각각 18.1명, 19.2명, 24.5명으로 높습니다.

반면 전기 및 전자기기(5.3명), 화학제품(6.3명), 금속제품(8.1명), 석탄 및석유제품(1.9명) 등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낮습니다.

민간소비의 높은 고용창출능력을 생각할 때 최근 위축된 가계의 소비심리는 우려스런 대목입니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5.0)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가계가 지갑을 닫게 되면 고용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은은 지난 13일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심리 위축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세의 둔화는 서비스업 취업자 수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장기적으로 서비스업 발전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평균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3.9명, 2011년 13.4명, 2012년 13.2명, 2013년 13.1명, 2014년 12.9명으로 꾸준히 떨어졌습니다.

취업유발계수의 시계열 통계는 물가 상승 등의 변수를 생각할 때 단순히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산업의 고용창출력이 공장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정체되거나 약화되는 추세로 보입니다.

LG경제연구원은 작년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법무, 의료, 회계 등 전문서비스 분야에서 추가로 고용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며 "전문서비스 분야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정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 성장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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