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고향 친지댁을 오가느라 장시간 꽉 막힌 도로에 갇혀 있다 보면 편안한 소파에 앉아 휴식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이런 운전의 고달픔을 피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해결해 주고자 고안된 것이 자율주행 기술입니다.
그런데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부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금액은 60만 원 대를 넘지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1년간 운전 경험이 있는 수도권 소재 20세 이상 성인 1천500명을 상대로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벌인 설문 결과를 29일 공개했습니다.
응답자들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지불할 수 있다고 밝힌 금액은 60만 원 대였습니다.
자율주행 단계는 숫자가 올라갈수록 수준이 높은데, 레벨4는 차량이 웬만한 환경에선 스스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어 운전석이 비어도 되는 수준으로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했습니다.
레벨4 기술 중 일반도로에서 자동운전을 하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응답자들이 밝힌 지불 가능액은 평균 66만 원이었습니다.
자동주차 기술은 63만 9천 원, 혼잡도로에서의 자동운전은 62만 1천 원이었습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옵션을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900만 원, 볼보는 1천700만 원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응답자들의 희망 가격은 낮은 수준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레벨2 수준으로 현재 상용화된 차선 이탈경고와 차선 자동유지 옵션의 평균 지불 의사액은 50만∼55만 원이었습니다.
현재 이들 옵션은 자율주행 패키지 형태로 60만∼12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용하고 싶은 자율주행 기술(중복응답)을 물었을 때 차선이탈 경고(1천364명, 90.9%)와 차선 자동유지(1천223명, 81.5%) 등 현재 익숙한 기술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아직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일반도로 자동운전, 자동주차 등 기술을 선택한 응답자는 50~60% 선에 그쳤습니다.
한편 레벨4 이상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보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동하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종전보다 차량을 더 자주 이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이동거리 100㎞ 이상 장거리의 경우 응답자의 81.4%가 자동차를 종전보다 더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20㎞ 이내의 중거리에서는 자동차 이용이 늘 것이라는 답은 69.6%였고 2㎞가량 단거리에서는 55.5%만 자동차를 과거보다 더 많이 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원은 "자율주행 자동차 확산에 따라 교통범칙금 등이 줄어들 수 있는데, 재원 확보를 위해 차량 주행거리에 기반을 둔 교통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