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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위협'…패트리엇·그린파인 부대 찾은 軍 수뇌

입력 : 2017.01.27 14:31|수정 : 2017.01.27 14:31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설 연휴 첫날인 27일 탄도미사일 대응 부대를 찾았다.

북한 인사들의 발언이나 관영·선전 매체들의 논조를 볼 때 연휴 기간이라도 ICBM 등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우리 군 전략부대를 방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ICBM 발사준비가 마감단계"라고 밝힌 이후 북한은 "최고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하게 될 것"이라고 연일 위협을 가하고 있다.

실제 북한은 이달 초순께 이동식 발사형인 신형 ICBM 2기를 평안남도 잠진 미사일공장에서 제작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한민구 장관이 이날 방문한 부대는 수도권에 있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 포대이다.

이는 군 당국이 북한의 ICBM 발사준비 동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패트리엇 포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40㎞ 이하 상공에서 요격하는 하층 방어시스템의 핵심부대이다.

우리 군은 현재 'PAC-3 Conf-2형'을 'PAC-3 Conf-3형'으로 개량하고 있다.

적의 탄도미사일을 '직접 타격(Hit-To-Kill)'하는 방식으로 요격하는 PAC-3 Conf-3형으로 개량하는 데만 2020년까지 1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한 장관은 패트리엇 포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ICBM 발사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우리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실체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사거리 1천200~300㎞)을 고각으로 발사해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넣으려는 북한의 최근 행동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즉 북한의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핵무기도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특히 중요시설과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국가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대비태세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야 한다"면서 "국민의 안녕을 위해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군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후방에 있는 패트리엇 포대를 수도권으로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사드가 수도권을 방어하지 못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함께 수도권 대공방어 역량 확충 차원에서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도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추적 감시하는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제8506부대를 찾았다.

이 부대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다.

탐지거리가 500~700㎞인 이 레이더는 북한의 탄도탄을 조기에 포착하는 조기경보용이다.

이지스함에 배치된 레이더인 SPY-1D보다 탐지거리는 짧지만 출력이 높아 탐지 범위는 훨씬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길어 북한 전역이 탐지망에 들어온다.

지난해 2월 7일 북한이 쏜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 직후 포착했다.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기 위해 2012년 말과 2013년 초에 2기의 그린파인 레이더를 도입해 24시간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

정 총장은 제8506부대에서 북한의 움직임을 24시간 감시 중인 레이더 가동 상태를 직접 점검하고, 빈틈없는 공중감시태세 유지를 강조했다.

그는 "적의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 행태를 고려해 어떠한 도발과 위협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전날 전방부대를 순시한 이순진 합참의장도 공관 등에서 수시로 북한 동향을 보고받고 작전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이 의장은 북한이 ICBM 발사준비를 사실상 끝낸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전략적 도발 가능성에 대한 군의 대비태세를 집중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평북 구성시에 있는 방현비행장이나 평남 숙천, 원산 갈마공항 등에서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찰 위성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은 위기조치반을 유지하면서 상황 발생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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