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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매체, 은근한 中 비판…"자위적 조치 비난 말라"

김흥수 기자

입력 : 2017.01.27 10:11|수정 : 2017.01.27 10:11


북한 관영 매체가 자신들의 핵·미사일 도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중국을 비난하는 듯한 언급을 최근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세력권 확보를 위한 지역 열강들의 패권다툼'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 군용기가 이달 9일 대한해협 동수도 상공을 통과해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발진한 사건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북아에서 정세가 격화되는 '근본 원인'은 자신들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도발적인 군사적 책동과 이 지역에서 세력권 확보를 둘러싼 지역 열강들의 패권 다툼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북아 정세 악화는 북한의 핵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일본, 중국 간의 구조적 패권 경쟁에 원인이 있는 만큼 자신들을 비난하지 말라는 주장으로 읽힙니다.

특히 "북한이 자위적 조치를 취할 때마다 변이 난 듯이 '정세를 악하시키는 그 어떤 행동도 중지해야 한다'고 하던 나라들이 이제는 논리적으로 할 말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논평은 이 '나라'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피해야 한다"는 표현을 써서 자제를 촉구해 왔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25일 논평에서 중국을 우회적으로 가리키는 '대국주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평은 자신들이 사대와 외세의존에 물젖어 있었다면 아마 대국주의자들의 압박에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강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압력이나 대북제재 동참도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과시하는 언급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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