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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정상적'으로 걸으며 복잡한 사고 가능, 남성은 '불능'

한세현 기자

입력 : 2017.01.25 18:24|수정 : 2017.01.25 18:24


"여성은 '정상적'으로 걸어가면서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게 가능하지만 남성은 어렵다."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위스 발그리스트의대 척추부상센터 팀 킬렌 박사팀은 18~80세 건강한 남녀 83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스트룹효과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이는 미국 심리학자 존 리들리 스트룹이 1935년 고안해 발표한 것으로, 단어 의미와 색깔이 같을 때에 비해 단어의 뜻과 색이 다르면 그 색 이름을 제대로 말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도화지에 녹색으로 '빨간색'이라고 쓴 것을 보여주고 글자가 가리키는 것이 아닌 글자 자체의 색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빨간색으로 '빨간색'이라고 썼을 때에 비해 정답을 맞추기 어렵고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러닝머신 위에서 걸어가면서 이 스트룹 과제들을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성적이 훨씬 좋았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뇌의 인지통제 능력을 높이고, 부적절한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제를 수행할 때 여성과 남성의 동작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여성들은 두 팔을 모두 흔들며 걸었지만 남성들은 오른팔이 흔들리지 않고 정지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불일치 상황을 뇌가 인지해 처리하는 데 우뇌보다 좌뇌가 더 많이 사용되기 때문으로 봤습니다.

통상 좌뇌는 신체 오른쪽, 우뇌는 왼쪽을 관장하는데 남성이 불일치상황 해결에 더 어려움을 겪어 오른팔이 정지한다는 것입니다.

킬렌 박사팀이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크렘린 지도자들은 걸을 때 오른쪽 팔을 거의 흔들지 않았습니다.

민간인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남성 지도자들도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같은 여성지도자들의 경우 두 팔 모두 흔들며 걸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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