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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반대했던 활동가 스위스 시민권 거부당해

입력 : 2017.01.16 03:19|수정 : 2017.01.16 03:19


스위스 전통식 워낭이 동물 학대라며 지역 사회를 비판했던 활동가가 스위스 시민권을 신청했다가 이웃들에게 거부됐다.

16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 앵포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낸시 홀텐(42·여)은 32년간 스위스에 거주했지만 아우라 칸톤(州)의 지프-오베르프리크 시 주민위원회는 최근 그의 시민권 신청을 거부했다.

8살 때부터 스위스에 살아 언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스위스 여권(시민권)을 지닌 세 자녀가 있었으며 전과기록도 없었기 때문에 시민권 신청을 거부당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사는 인구 3천500여 명의 지프-오베르프리크 시는 일요일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워낭소리를 배경으로 경마, 돼지 경주를 관람하는 게 전통인 지역이다.

스위스 전통 워낭 중에는 소 크기에 따라 종에 가까울 정도로 큰 것도 있다.

소머리의 절반 크기로 무게만 5kg인 것도 있다.

소리도 크다.

워낭은 소를 방목할 때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주로 사용됐던 도구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소 목에 걸어두는 게 전통이 됐다.

채식주의자인 홀텐은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소 방울 소리를 듣고 동물 경주를 관람하는 게 옳지 않다면서 여러 차례 항의 집회를 조직했고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을 비판했다.

이번까지 포함해 그는 두 차례 시민권 신청을 거부당했고 거부 결정은 시에서 소집한 시민 위원회가 했다.

그의 이웃들이 찬반을 결정한 셈이다.

홀텐은 스위스 앵포 인터뷰에서 "나는 통합되지 못해서 탈락한 게 아니라 전통을 거슬렀기 때문에 거부당했다"며 "동물보호에 관심이 있었던 건데 많은 사람에게 이번 일이 전통과 관련된 일이 될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우르스 트라이에르 시 대변인은 더 로컬지에 "주민들은 홀텐의 자격이 충족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전통을 거부하고 외부에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지역 사회가 돌아서도록 만들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는 시민권 허용 여부를 시 당국, 의회에서 결정하고 일부에서는 시민 위원회에서 찬반 투표를 한다.

홀텐은 주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고 몇 달 안에 이 문제가 주 차원에서 매듭지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스 앵포는 홀텐의 시민권 거부 사례가 직접 민주주의와 관련해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워낭을 비판하는 사람은 교외에 살 수 없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의 마을이 언론에 비치는 방식 때문에 불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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