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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킹메이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서거

박민하 기자

입력 : 2017.01.09 02:52|수정 : 2017.01.09 05:09


이란의 거물급 원로 정치인인 아크바르 사혜미 라프산자니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은 "라프산자니가 이슬람과 혁명을 향한 쉼없는 여정 끝에 천국으로 떠났다"고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습니다.

라프산자니는 지난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1세대로, 이후 이란 정치계에서 최고위직을 두루 거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입니다.

라프산자니는 실용주의적 보수파로 분류되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개혁 진영과도 손을 잡는 뛰어난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끝까지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슬람혁명 직후인 1979년 11월부터 9개월간 혁명 정부의 내무장관에 임명돼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습니다.

이듬해인 1980년 이란 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9년간 재임한 뒤 1989년 제4회 대선에서 당선돼 1997년까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1983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무려 34년간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으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이 헌법기관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동시에 1989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국정조정위원회 의장을 맡았습니다. 이 조직은 최고지도자 보좌, 장기국가정책 입안, 국회와 헌법수호위원회간 대립을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통령 재임 기간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내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시장 경제 정책을 과감히 도입하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등 진보적이고 실용적인 통치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시 서방의 제재와 전쟁 후유증으로 이란 경제는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외교 정책에서도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경색된 아랍권, 중앙아시아권과 접촉을 늘려나가는 노선을 택했습니다.

라프산자니의 전임 대통령은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입니다. 라프산자니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가 되는 데 기여하는 등 협력적인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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