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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앙숙' 메긴 켈리 "굿바이, 폭스뉴스"

입력 : 2017.01.04 09:28|수정 : 2017.01.04 09:28

"아이들과 시간 보내려"…파격조건 뿌리치고 NBC행


▲ 메긴 켈리

미국 대선 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신경전을 치렀던 보수 성향의 보도 전문채널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메긴 켈리(47)가 지상파 방송 NBC로 이적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켈리는 오는 6일 인기뉴스쇼 '켈리 파일'을 마지막으로 폭스뉴스를 떠난다.

켈리와 폭스뉴스 간 계약은 당초 오는 7월이지만, 6개월 앞서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

폭스뉴스는 켈리를 붙잡아두기 위해 연봉 2천만 달러(약 241억 원)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켈리의 결심을 바꾸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연봉 규모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이자 보수논객 빌 오릴리와 동급 수준이다.

켈리와 NBC 간 계약 조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켈리는 NBC로부터 낮 시간대 뉴스 프로그램과 일요일 저녁 뉴스 매거진 진행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켈리는 CNN과 ABC 등에서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다.

켈리는 "세 아이와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직장을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일 늦은 밤까지 뉴스를 진행해야 해 귀가하면 아이들이 항상 자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야심만만한 그녀의 성향으로 볼 때 시청률이 높고 명성을 쌓을 수 있는 지상파 방송을 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폭스뉴스는 그녀를 대체할 인물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녀가 맡은 프라임타임 뉴스 쇼가 폭스뉴스 내 시청률 2위의 인기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켈리는 뉴욕 시러큐스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다가 언론계에 입문해 2004년부터 폭스뉴스에서 기자를 거쳐 간판 여성 앵커로 부상했다.

특히 그녀는 지난해 대선 기간 TV토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설전을 벌이며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언론인'으로 떠오르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계약금 1천만 달러를 받고 집필을 시작했다는 사실로 화제를 낳았던 자서전 '더한 것에 만족하라'(Settle for More)을 펴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켈리는 아울러 폭스뉴스의 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저 에일스(76)가 "잠자리를 하면 승진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해 에일스 회장의 불명예 퇴진에 앞장섰다.

(연합뉴스/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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