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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정유라 체포…딜레마 빠진 최순실 입 여나

한지연 기자

입력 : 2017.01.02 16:20|수정 : 2017.01.02 16:20


덴마크에서 전격 체포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국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해오던 최씨가 입을 열게 될지 주목됩니다.

최씨는 그동안 검찰 수사에서 줄곧 '국정 농단' 의혹의 실체와 관련해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는 '40년 지인'인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1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최씨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할 수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도 "검찰의 공소사실 중 8가지가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건데,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포스코 계열 광고사 지분 강탈 시도, 더블루K의 연구용역 사기 미수 혐의, 증거인멸 혐의 등도 모두 부인했습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최씨를 변화시킬 인물은 결국 딸 정씨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씨가 애지중지하는 정씨가 특검에 소환돼 처벌을 염두에 둔 수사를 받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혐의 시인 등 진술 태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최씨가 여러 물증이나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된 답변을 반복하면서 철저히 혐의를 부인할 경우 딸 정유라 씨의 수사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혐의를 일정 부분 시인하거나 타인의 범죄를 진술하는 대신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덜어주는 일종의 미국식 '플리바게닝'이나 범죄를 스스로 신고하면 처벌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와 같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최씨는 지난달 26일 서울구치소에서 이뤄진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딸이 더 걱정되나, 손자가 더 걱정되나"라고 묻자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변호사도 지난해 최씨 귀국 직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자신의 처신과 행동으로 인해 스무 살밖에 되지 않은 딸이 모진 매질을 받게 돼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검찰의 한 핵심 관계자도 특검으로 사건을 넘기면서 "특검 수사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검찰서 입을 다물던 최씨가 입을 여는지에 달려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특검팀 입장에선 정씨 체포가 본격적인 이화여대 학사비리 수사 전개뿐 아니라 최씨 수사에도 큰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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