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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월 본격화하는 '트럼푸틴'…러 '보복 유보'에 트럼프 칭찬화답

이상엽 기자

입력 : 2016.12.31 10:48|수정 : 2016.12.31 10:48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고강도 보복조치를 내놨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냉전 우려를 불식하는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곧 취임할 트럼프를 의식한 듯 미국에 대한 보복 제재를 유보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푸틴을 "똑똑하다"고 치켜세우며 화답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어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주미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시설 2곳을 폐쇄하는 고강도 '해킹 보복' 제재를 내놓은 데 대해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타국 정부가 주도한 사이버 공격에 대해 내놓은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인 이번 제재로 양국의 갈등이 신냉전 양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일단은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보인 것입니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결정에 쌍수를 들고 반겼습니다.

트럼프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유보는 훌륭한 결정"이라며 "나는 그가 매우 똑똑하다는 사실을 언제나 알고 있었다"고 칭찬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이 트윗을 '메인 트윗'으로 설정해 트위터 타임라인 상단에 고정되도록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주미 러시아 대사관도 이같은 트럼프의 칭찬을 리트윗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트럼프는 뒤이어 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국제학교를 폐쇄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를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CNN 방송 등은 러시아 정부가 보복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국제학교에 폐교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지만,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거짓'이라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웃기다. 러시아가 CNN과 NBC 방송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그 방송사들은 뭐가 뭔지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맞대응조치를 유보하고 트럼프가 러시아의 편에 서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양측이 대선 유세 기간부터 시작된 밀월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지는 행동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와 푸틴은 대선 기간부터 서로에게 긍정적인 코멘트를 주고받으며,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경색된 미·러 관계의 극적인 변화를 예고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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