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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安, '마부위침' 내놓고 세밑 일정 취소한채 '칩거'

한지연

입력 : 2016.12.30 18:12|수정 : 2016.12.30 18:40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측근 인사의 지도부 입성 실패 이후 기존에 준비했던 연말·연시 일정과 신년사를 취소하고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습니다.

어제(29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김성식 의원이 호남 출신 중진인 주승용 의원에 큰 표 차로 패배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든 김 의원은 안 전 대표가 2012년 정치권에 처음 등장할 때부터 함께 해 온 핵심 측근입니다.

정무·정책을 넘나들며 안 전 대표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선출에 겉으로는 중립을 유지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안심(安心)'이 당연히 김 의원 쪽에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 속에 승부가 한두 표 차이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 의원은 13표만 가져갔고, 주 의원에게는 거의 두 배 가까운 22표가 몰렸습니다.

애초 김 의원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비례대표 의원들과 호남 지역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이탈 세력이 나와 주 의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스코어가 너무 차이 나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냥 대처해선 안 되며 지금 이게 뭘 하자는 건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지지율에서 밀리는 등 존재감이 떨어져 고심해 온 안 전 대표로서는 당내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내부 악재를 만난 겁니다.

일단 안 전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이후 기존에 준비했던 연말·연시 일정과 신년사를 취소하고 사실상 칩거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단배식과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 이희호 여사 예방 등 당 차원의 공식적인 새해 첫날 일정도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새해의 사자성어로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마부위침(磨斧爲針)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아무리 이루기 힘든 일도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 있는 인내로 성공하고야 만다는 뜻입니다.

안 전 대표 측은 "향후 일정과 행보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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