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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시민의 힘으로' 돌아온 소녀상

한지연 기자

입력 : 2016.12.30 16:01|수정 : 2016.12.30 16:03


부산 동구청의 강제 철거로 압수된 소녀상이 시민의 힘으로 오늘(30일) 오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다시 설치됐습니다.

그제 강제철거 이후, 시민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이틀 만에 다시 설치된 겁니다.

전국에서 일본 공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서울 일본대사관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소녀상 건립은 그동안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동구청이 오늘 소녀상 설치를 전격 허용하면서 급물살을 탔습니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오늘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압수한 소녀상을 돌려주고 영사관 앞 설치를 용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녀상 강제철거 이후 전국민적인 비난 여론에 직면한 동구청이 입장을 급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구청에는 이틀 동안 소녀상 철거를 비난하는 전화와 게시글이 쇄도해 사실상 구청이 업무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구청장이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웠고 일부 간부도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알려지자 더욱 공분을 샀습니다.

박 구청장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국가 간 일이기도 하지만 지자체장으로서 더는 감당하기 힘든 입장"이라고 소녀상 허용 이유를 밝히며 "구청장으로 많은 시민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소녀상 철거 당시 누가 지시했느냐는 시민단체의 질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간 것이며 담당 과장 책임이지 나는 잘 몰랐다"고 말해 거센 야유를 받기도 했습니다.

소녀상 건립을 추진해온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소녀상을 돌려받아 일본영사관 후문에서 400m 떨어진 인도에 소녀상을 설치했습니다.

내일(31일) 밤 9시 소녀상 앞에서 제막식을 열 예정인 추진위는 "많은 시민이 오셔서 소녀상 건립을 축하해 2016년의 마지막 날을 축제로 만들자"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반발한 대학생과 각계 시민단체, 시민 등으로 구성돼 1년간 일본영사관 앞 1인 시위와 모금운동, 8천500여 명의 시민 서명을 받으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를 추진해왔습니다.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전국에서 37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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