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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서 잘리고 취업 포기하고…"활력 잃은 노동시장"

입력 : 2016.12.30 09:59|수정 : 2016.12.30 09:59

신규취업 급감…2012∼2014년 월평균 54만 명→2015년 이후 46만 명
한은 보고서…"금융위기 이후 고용상태 전환율 낮아져"


청년층의 구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용노동시장의 활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30일 '고용상태 전환율 시산을 통한 최근 노동시장 상황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200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활용해 고용상태별 노동이동 상황을 분석했다.

개인의 고용상태는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로 구분되고 시간에 따라 변한다.

예컨대 직업을 잃어 실업자가 될 수 있고 육아, 학업 등을 위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뀔 수 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고용상태별 노동이동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규취업자 감소, 구직단념자 증가 등 신규 취업시장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노동시장의 활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규취업자는 2012∼2014년에 월평균 54만8천명에 달했지만, 작년 이후에는 46만4천명으로 15.3%나 줄었다.

반면 실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인원은 2004∼2008년 연평균 4만3천명에서 작년 이후 12만7천명 수준으로 뛰었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로 전환한 규모가 같은 기간 20만3천명에서 25만4천명으로 늘어난 것보다 훨씬 가파른 증가세다.

비경제활동인구 전환의 급증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으로 취업을 포기한 성인들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그동안 취업자수 증가를 주도해온 여성과 노년층의 고용상황 개선세가 둔화한 가운데 구직 급락 등 청년층의 고용상황도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노동시장 미스매치(불일치) 확대 등으로 구직률이 하락할 경우 실업률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상태 간 노동이동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상태의 유지인원 대비 전환인원 비율은 2011년 4.1%에서 올해 2.9%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취업자 2천594만명(연중 평균 기준) 가운데 월평균 11만명(0.4%)이 실업자로, 34만명이(1.3%)이 비경제활동인구로 각각 바뀌었다.

또 실업자 98만명 중 24만명(24.3%)이 취업자로, 13만명(13.4%)이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됐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 1천610만명 중 24만명(1.5%)은 취업자로, 26만명(1.6%)은 실업자로 편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의 구직률(24.3%)은 미국(24.0%)과 비슷하지만 EU(8.1%)보다는 크게 높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EU보다 노동이동이 활발한 편이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다소 경직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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