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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이것뿐이네요. 더 힘든 사람에게"… 구세군 자선냄비 사연

입력 : 2016.12.28 16:38|수정 : 2016.12.28 16:38

돌 반지·치킨 상품권·100만 원권 수표 등…거리 모금액은 지난해에 다소 못 미쳐


▲ 폐품 수집으로 번 돈을 기부한 어르신이 남긴 편지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나누는 감동적인 기부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구세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명동 우리은행 앞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서는 폐품 수집으로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낸 어르신의 사연이 담긴 편지가 발견돼 감동을 선사했다.

이 편지에는 "박스, 헌 옷, 캔 여러 가지 모아서 팔았더니 돈이 이것뿐이네요"라며 "더 힘든 사람에게 보탬이 될까 하고 왔다 가오. 추운데 고생하시네요"라는 메모가 남겨있었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2년을 모았다며 지폐와 동전을 포함해 약 156만 원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넣었다.

21일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서는 돌 반지와 크리스마스 카드가 담긴 편지봉투가 발견됐다.

'하임이 엄마'라는 기부자는 "자선냄비 앞에서 지폐를 쥐여주며 '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는 거예요' 하면 이해를 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도 없는데 '응'하며 모금에 참여하는 17개월 아이(하임이)를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카드에 밝혔다.

이어 성탄절을 앞둔 어느 날 아이에게 "이거(돌 반지) 어려운 친구 도와줄까?"라고 물었더니 지체 없이 아이가 '응'이라고 답했다며 "멋진 마음을 가진 아이를 둔 우리는 분명 최고로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할 것 같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하임이 엄마'는 "한해를 마감하며 누군가를 돌아보고 작은 거지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되새기며 멋진 하임이가 늘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넉넉하게 베풀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헌혈증과 치킨 상품권을 모금함에 넣은 이들도 있었으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작은 정성"이라며 100만 원 수표를 넣은 사례도 있었다.

이런 온정의 손길에도 지난 1일 시작한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모금액은 지난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세군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구세군 자선냄비를 통해 전국적으로 성금 약 42억2천여만 원이 모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억5천여만 원에 약 3% 못 미친 수준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혼란한 정국 탓에 모금 활동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31일까지 모금이 진행되는 만큼 이웃사랑을 위한 더 많은 온정이 모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사진=한국구세군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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