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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김정은, 10조 달러 준다 해도 핵 포기 안 해"

김흥수 기자

입력 : 2016.12.27 17:24|수정 : 2016.12.27 17:24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이 있는 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오늘(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1조 달러,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은 2017년 말까지 핵 개발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핵 질주를 하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 민족을 다가오는 핵 참화에서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망명 동기를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때도 핵 개발을 중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다만, 김정일 때만 해도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거짓 외피를 뒤집어쓰고 핵 개발을 은밀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당 정책으로 공식 채택했다"면서 "경제는 세계와 주민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고 사실상 핵 최우선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2017년을 핵 개발 완료의 목표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고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 이후 정권 인수가 진행되는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를 적기로 본 것"이라며 "이 기간에 국내 정치일정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중지시킬 수 있는 물리적, 군사적인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타산이 깔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7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던 중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입국 이후 태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서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받았고, 지난 23일부터 대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내년부터 국정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대중 강연과 탈북자 관련 단체와의 만남 같은 공개활동을 하면서 북한 체제의 현실을 알리고 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 전 공사의 오늘 기자간담회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1997년 기자회견 이후 근 20년 만에 열린 고위급 탈북민의 공개 언론 접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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