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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맨유-맨시티 대반격? 분위기 살아난 '맨체스터'

입력 : 2016.12.27 09:11|수정 : 2016.12.27 09:11


맨체스터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거함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나란히 리그에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그 주인공이다. 맨유는 리그 4연승, 맨시티는 리그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선두권 팀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27일 맨유의 홈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맨유와 선덜랜드의 경기에서 홈 팀 맨유가 3-1 승리를 챙겼다. 이 날 승리의 중심에는 36살의 노장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다. 즐라탄은 전반 막판까지도 0-0 균형이 깨지지 않던 팽팽한 흐름을 단숨에 맨유로 돌려 놓았고 후반들어서는 직접 골까지 성공시키는 등 1골 2도움 맹활약으로 팀의 4연승 질주를 견인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유는 이 날도 전반 내내 선덜랜드를 상대로 좀처럼 포문을 열지 못하며 고전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 수 우위에 있는 맨유 였지만 수비 진영으로 깊숙이 내려 앉은 선덜랜드를 상대로 좀처럼 공격 루트를 찾지 못해 지난한 공방전이 계속 됐다.

이런 가운데 전반 39분 '한 방'의 해결사 즐라탄이 클래스가 다른 움직임으로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즐라탄은 전반 39분 상대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팀 동료 블린트에게 선덜랜드 수비들의 끈질긴 견제를 뿌리치고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순간적으로 허를 찔린 상대 수비진들이 당황하는 사이 블린트가 골문 오른쪽 구석을 향해 정확하게 때린 슈팅은 그대로 선덜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승기를 잡았지만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선덜랜드의 육탄 방어가 계속 되면서 맨유는 후반 막판까지도 쉽지 않은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후반 들어서도 두 팀의 파상공세가 계속 됐지만 좀처럼 득점장면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맨유는 최전방의 즐라탄은 물론 중원의 마타, 포그바와 미키타리안, 마시알 등 공격 자원이 총공세를 펼쳤지만 좀처럼 추가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불안한 상황이 계속 됐다.
 
계속 되던 불안함이 완벽한 부활 전주곡으로 바뀐 것은 후반 37분이다. 중원에서 포그바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결한 패스가 그대로 골 장면의 시작이 됐다. 포그바의 순간적인 패스를 이어 받은 즐라타는 상대 골키퍼를 침착하게 제치고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것에 이어 추가골까지 성공시킨 즐라탄은 경기 종료를 5분 가량 남긴 상황에서도 공격 본능을 이어갔다.

후반 41분 상대 우측 측면을 돌파해 들어가던 즐라탄은 정확한 킥으로 문전 앞으로 이어지는 크로스를 연결, 이를 이어 받은 미키타리안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맨유는 이 날 선덜랜드전 승리로 리그에서는 4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33점을 기록했다. 18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토트넘(17라운드까지 승점 33점)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리그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맨유가 컵대회와 유로파 리그 여기에 리그경기까지 더해 무려 11경기에 무패를 이어가는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리그 4위권 진입도 불가능한 상황만은 아니다. 존재감에 있어서는 그 어떤 팀보다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는 만큼 맨유의 상승세는 차기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자격이 주어지는 리그 4위 싸움을 벌이는 팀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부활의 서곡을 울리고 있는 것은 맨시티도 마찬가지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부임과 함께 2016/17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맨시티는 10월 중반 이후 11월까지 리그에서 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12월 들어 다시 팀 분위기를 반등시키는데 성공, 다시 한 번 연승 가도로 돌아선 상태다.

맨시티는 27일 헐시티의 홈에서 치러진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3-0 완승을 챙겼다. 리그 최하위로 강등권 탈출에 필사적이던 헐 시티를 상대로 90분 내내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며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날도 팀의 핵심 공격자원인 아구에로가 징계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제로톱 전술로 귀중한 승점을 챙기며 승점 3점을 추가, 리그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계속되는 공격 시도에도 후반 막판까지 좀처럼 헐시티 골문을 열지 못하던 맨시티는 후반 27분 공격수 스털링이 출중한 개인기로 상대 문전을 파고들며 첫번째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미지우월한 드리블 능력으로 상대 페널티 박스 안쪽을 돌파하던 스털링은 헐시티 수비진의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데 성공했고 키커로 나선 아야 투레가 침착하게 1-0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어렵사리 주도권을 가져 온 맨시티는 이후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이어갔고, 후반 33분에는 교체 투입된 이헤나초가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날도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11분에 선발 출전시켰던 공격수 놀리토를 빼고 이헤나초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용병술 카드는 다시 한 번 적중했다. 이헤나초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약 20분 만에 상대 골문을 열어제끼며 팀에 추가골을 안겼다. 선제골을 기록했던 스털링은 후반 추기시간 벌어진 혼전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까지 유도해 팀 3-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 날 승리로 맨시티는 리그에서 3연승 상승세다. 맨시티는 승점 39점을 확보해 아직 18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리버풀(17라운드까지 승점 36점)을 밀어내고 리그 2위 탈환에도 성공했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맨시티의 박싱데이 두번째 상대는 리버풀이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2017년 1월 1일, 리버풀의 홈인 안필드에서 리그 19라운드 빅매치를 벌일 예정이다. 리버풀로서는 오는 28일 스토크 시티와 18라운드 경기를 치른 뒤 3일 만에 맨시티를 만나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어서 승리를 장담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무리뉴 감독의 맨유,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 한동한 흔들리던 맨체스터의 두 명가가 살아나면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2016/17 EPL 후반기 순위 싸움은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18라운드서 12연승을 기록하며 부동의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첼시(승점 46점)를 제외하면 2위부터 6위 맨유까지 순위표 상위권에 몰려 있는 팀들의 승점 차이는 채 3점이 넘지 않는다. 한 경기 승패에 따라 리그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어서 '빅4'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매 라운드 피 말리는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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