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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2연승 첼시, 부동의 1위… EPL 새 역사 쓸까?

입력 : 2016.12.27 09:12|수정 : 2016.12.27 09:12


12연승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고 있는 첼시가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창단 111년 만에 리그에서 세운 자신들의 최다 연승 기록을 다시 작성했다. 이제 첼시의 다음 고지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연승 기록이다. 현재 리그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은 연고지인 런던 지역 최대 라이벌 팀 중 하나인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리그에서 무려 14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18라운드 경기에서 홈 팀 첼시가 본머스를 상대로 3-0 완승을 챙겼다. 이 날 승리로 승점 46점을 쌓은 첼시는 18라운드 경기를 치르지 않은 리버풀(승점 37점)보다 9점이나 앞서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게 됐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헐시티를 3-0으로 꺾고 2위에 오른 맨시티(승점 39점)보다는 승점에서 7점이나 앞서 있다. 리그 우승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첼시가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거둔 최다 연승 기록은 지난 2008/09 시즌과 2009/10 시즌에 거둔 11연승이 최고다. 하지만 첼시는 27일 박싱데이 첫 경기였던 본머스전 승리로 12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통산 리그 최다 연승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됐다. 첼시를 이끌었던 감독 중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아 올렸던 주제 무리뉴 감독도 2005/06 시즌에 세운 10연승이 최다 기록이었다. 2016/17 시즌을 앞두고 첼시에 새로 부임한 콘테 감독은 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첼시를 다시 한 번 EPL 최강 팀으로 끌어 올리는 수완을 발휘 하고 있다.

실제로 이 날 첼시는 본머스전을 앞두고 팀의 핵심 주포인 코스타와 또 다른 핵심자원 은골로 캉테가 경고누적으로 나란히 결정하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콘테 감독은 코스타의 공백을 공격수 페드로를 선발 출전 시키며 완벽히 대체했다. 여기에 함께 최전방에 나선 윌리안, 아자르가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적 움직임을 선보이며 콘테 감독의 작전을 완벽히 수행해 냈다. 원정팀 본머스는 전반 막판까지도 득점원이 다수 분산된 첼시의 유기적인 공격전형을 상대로 끈질긴 집중력을 선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이끌어 냈지만 '한 방'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첼시의 득점 장면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미지무엇보다 12연승 새 역사가 콘테 감독이 준비한 전술적 '신의 한 수'에서 쓰여졌다는 장면은 이번 시즌 첼시의 파죽지세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날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첼시의 공격수 코스타는 17라운드까지 13골을 집어 넣으며 EPL 득점왕 경쟁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을 만큼 팀 내 비중이 막강한 선수다. 코스타는 도움도 5개나 기록, 리그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도 아스날의 산체스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경고누적으로 코스타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자 '페드로 선발카드'를 본머스전 승부수로 띄웠고 이 작전은 완벽히 적중했다. 페드로는 전반 24분 세스크 파브레가스부터 이어진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절묘한 골 장면으로 연결시켰다. 상대 문전 앞에서 침착한 움직임으로 등진 동작을 선보인 페드로가 본머스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고 때린 강력한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페드로는 이 날 후반 추가 시간에도 골을 성공시켜 홀로 2골을 책임지며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첼시는 또 다른 공격 카드 아자르가 맹활약 한 것 역시 이 날 리그 12연승 위업을 달성하는데 결정적 요인이 됐다. 1-0으로 경기를 앞선 후에도 본머스의 파상공세에 좀처럼 경기를 완벽히 주도하지 못하던 첼시는 후반 4분 만에 아자르가 상대 수비수 프란시르로부터 반칙을 얻어내면서 페널티킥 찬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본머스는 점유율이나 패스 성공률 등에서 리그 선두 첼시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마무리 능력을 갖춘 첼시 공격자원들의 결정적 돌파를 막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스스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아자르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팀을 2-0 안정적인 리드로 이끌었다. 이른 시간에 두 골이나 앞선 첼시는 이후 일방적인 분위기에서 경기를 주도하며 후반 추가시간 터진 페드로의 골을 더해 3-0 완승을 거머쥐었다.
이미지시즌 초반 리버풀, 아스날에게 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스리백' 전술로 EPL에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12연승 새 역사의 순간에도 제로톱에 가까운 공격 전술로 다시 한 번 상대 팀의 허를 찌르는 지략가의 명성을 과시했다.

이 날 승리로 리그에서 12연승 대업을 달성한 첼시는 2017년의 첫 날인 1월 1일 박싱데이 두번째 관문인 19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을 치를 예정이다. 스토크 시티는 오는 28일 리그 2위 팀인 리버풀의 홈 안필드에서 경기를 치른 뒤, 3일 뒤 곧바로 선두인 첼시의 홈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경기를 치르는 혹독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13연승에 도전하는 첼시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첼시의 박싱데이 마지막 관문인 20라운드 상대는 같은 런던 지역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 팀 토트넘이다. 두 팀은 2017년 1월 5일 새벽 경기를 치를 예정인데 이 경기는 2016/17 EPL 박싱데이 기간의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다.

만약 첼시가 20라운드 토트넘전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박싱데이 3연승을 기록할 경우 2001/02 시즌 당시 아스날이 세웠던 EPL 통산 최다 연승 기록인 14연승과 타이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EPL에서 12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도 맨유와 아스날 두 팀 뿐이었다. 그러나 2016/17 시즌 EPL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첼시가 우승 가시권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새 역사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시즌 첼시는 지난 9월 25일 아스날의 홈에서 당한 0-3 완패 이후 3달 넘게 패배가 없는 상황이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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