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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턴 교수 "트럼프 당선은 보통 사람들 소외감 때문"

한세현 기자

입력 : 2016.12.26 15:01|수정 : 2016.12.26 15:40


▲ 앵거스 디턴 교수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정치 엘리트들의 오만과 보통사람들의 소외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디턴 교수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장 난 기성 정치권과 연계돼 있다며 클린턴 부부, 특히 힐러리 클린턴을 혹평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마지 못해 힐러리 클린턴을 찍었다고 고백하면서도, "이번 선거가 준 큰 혜택의 한 가지는 그녀를 좋아하는 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턴 교수는 영국 노동당 초창기 지도자들은 열차를 타고 출근하면서 역 플랫폼에서 노래하던 사람들로 보통사람들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더는 보통사람 중 하나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보통사람들을 위해 좋다고 판단된다는 정책을 만드는 진보적 견해를 가진 지식인"이라는 것이 디턴 교수의 시각입니다.

디턴 교수는 소비와 빈곤, 복지에 대한 연구 성과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로, 수상 몇 주일 뒤에 부인이자 동료 경제학자인 앤 케이스와 함께 펴낸 논문으로 미국 사회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고졸 이상의 중산층 백인 남성에게서 자살을 포함해 심리적 요인에 따른 사망자의 비율이 놀라울 정도로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논문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그가 중서부 백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해주는 학술적 증거로 인용되고 있습니다.

디턴 교수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 그가 보는 더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중도층 유권자들이 소외돼 있다는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소외감이야말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과 내가 함께하는 진정한 공감"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가 억만장자들을 각료로 기용한 것을 어찌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디턴 교수는 우회적으로 답변했습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변화를 기치로 선출됐는데 그리 성공하지는 못했다."라며, "클린턴 부부는 그 반대편인 것처럼 보인다"고 응수했습니다.

디턴 교수는 트럼프와 그의 첫 인선 결과를 사실상 혁명이라기보다는 공화당적 중도주의로 회귀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역사로 볼 때 공화당 측의 승리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 재선보다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디턴 교수는 진보적 제도권의 질서 재편을 환영하면서 방향 전환이 기대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엘리트들에게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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