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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軍 항공기 추락 사고 원인으로 테러는 검토 안 돼"

박원경 기자

입력 : 2016.12.25 21:42|수정 : 2016.12.25 21:42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시리아로 향하다 흑해 상공에서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례프(Tu)-154 항공기의 사고 원인으로 테러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 위원회 빅토르 오제로프 위원장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테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면서도, "(사고 항공기는) 국방부 소속 항공기이고 러시아 영공에서 일어난 일이라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보복이 예상되던 시점에 일어나 테러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터키 주재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를 살해한 저격범도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군사 개입과 알레포 공격 등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테러보다는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실수를 가장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고 시점에 현지 기상 상황이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악천후 등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수사기관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항공기 기체 고장이나 조종사의 조종 실수 등이 유력한 원인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사고기가 지난 1983년 생산돼 지금까지 6천 689시간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사고기는 "지난 9월 정기 점검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새 집단 서식지고 가 있다며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며,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사고기는 러시아 남부 소치의 공항을 이륙한 후 흑해 상공에서 충분한 고도에 오르지 못하고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당시 승무원들이 조난 신고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고가 순식간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고기 잔해는 소치 해안 1.5~8km에 걸친 폭넓은 해역 여러 곳에서 발견됐고, 희생자 시신도 일부 발견돼 인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날 러시아 국방부 소속 Tu-154 항공기는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에서 이륙한 지 20분 뒤인 새벽 5시 40분쯤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시리아 서부도시 라타키아의 러시아 공군기지(흐메이임 기지)로 향하던 이 항공기에는 승객 84명과 승무원 8명 등 모두 92명이 타고 있었고, 승객에는 현지 유명 군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 기자 9명, 수행 군인 등이 포함됐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합창단은 시리아 내 공습작전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흐메이밈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을 위한 새해맞이 축하 공연차 현지로 가던 중이었는데, 사고기 탑승객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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