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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털에서 새치…재밌는 연구 계기

김도균 기자

입력 : 2016.12.24 10:24|수정 : 2016.12.24 11:02


개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처럼 털에서 새치가 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3일, 미국 CNN은 개의 새치가 불안감과 충동의 지표일 수도 있음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생후 4년 미만의 개 400마리의 새치 변화를 연구해 그 결과를 응용동물행동과학 12월호에 실었습니다.

생후 4년까지는 보통 새치가 나지 않기에 실험 대상 개의 연령 기준이 됐다고 합니다.

연구를 이끈 사람은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경찰견 훈련 센터를 운영하는 동물 행동주의자 캐밀 킹으로, 그는 수년간 충동적이며 불안감을 느끼는 개의 몸에서 새치가 자란 것을 관찰해 이를 저명한 동물 과학자인 콜로라도 주립대 템플 그랜딘 교수에게 알렸습니다.

킹의 연구팀은 각각의 개를 대상으로 사진 두 장씩 찍은 뒤 개 주인들에게 반려견의 불안, 충동 행동 질문을 포함한 21개의 설문을 작성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개 주인의 설문에서 불안과 충동 정도가 심한 개일수록 새치가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의 불안 행동은 혼자 집에 있을 때 칭얼대거나 짖는 것, 사람들 사이에서 몸을 웅크리는 것 등을 포함한다.

충동 행동은 사람에게 달려드는 것, 산책 때 목에 묶인 끈을 과도하게 세게 흔들어대는 것 등이 포함됩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노던 일리노이대학 토머스 스미스 교수는 "불안 또는 충동을 느끼는 개의 털이 일찍 하얗게 셀 확률은 40∼65%였다"면서 "애초 이런 가설을 믿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이런 연구에 나서게 된 계기가 특히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랜딘 교수는 "킹의 얘기를 듣고 가장 먼저 미국 대통령을 떠올렸다"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늙어가며 그들의 머리가 어떻게 하얗게 세는지에 관한 호기심에서 킹에게 연구를 독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 8월 55번째 생일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쩍 는 흰머리가 최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기도 하나 직무상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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