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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테러범에 뚫린 유럽 국경…독일→프랑스→이탈리아 이동

류란 기자

입력 : 2016.12.24 04:12|수정 : 2016.12.24 04:12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시장에서 12명을 살해한 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가 어제(23일) 이탈리아까지 넘어와 사살되면서 유럽 국경이 또 한 번 테러범에게 뚫렸습니다.

이탈리아 대테러 경찰은 암리가 알프스산기슭 프랑스 샹베리에서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로 기차 편으로 이동한 뒤 토리노에서 기차를 타고 밀라노로 움직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암리가 테러를 저지른 뒤 독일을 벗어나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독일 경찰은 암리를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로 지목하고 유럽 전역에 현상금 1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억 2천600만 원을 내걸고 공개 수배했습니다.

베를린 테러 이후 독일과 국경을 접한 프랑스에서는 브뤼노 르루 내무장관이 용의자가 넘어올 것에 대비해 경찰에 프랑스와 독일 간 국경 통제를 엄격하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진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군인과 경찰이 치안 유지에 총동원된 상황입니다.

또 지난해 8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고속열차에서 모로코인 테러범이 총격 테러를 벌인 뒤 프랑스 정부는 열차 경계 수준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테러 용의자가 프랑스를 경유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국제 수배령이 떨어진 베를린 테러 용의자가 어떻게 자국을 경유해서 이탈리아로 갔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무부와 총리실, 대통령궁은 모두 이탈리아 경찰의 발표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26개국은 솅겐 조약에 의해 국경 통과 시 비자나 여권 검사 등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경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여권이나 보안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불특정 다수를 노린 테러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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