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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폴란드인 트럭운전사 베를린 참사 막으려 테러범과 싸웠나

입력 : 2016.12.23 17:52|수정 : 2016.12.23 17:52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트럭 테러 때 숨진 폴란드인 운전사가 용의자 아니스 암리(24)에게 트럭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하다 총에 맞았을 수 있어 그에게 공로훈장을 수여하자는 캠페인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전했다.

숨진 운전사인 루카즈 우르반의 사촌인 아리엘 주라브스키는 독일 정부 훈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유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르반은 사건 현장의 트럭 조수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시신을 살펴본 검시 관계자들은 트럭이 크리스마스 마켓을 덮치기 전까지 트럭 진행 경로를 바꾸기 위해 우르반이 테러범과 싸우다 다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전까지 트럭은 빌헬름카이저 메모리얼 교회 옆 크리스마스 마켓의 북쪽 끝에 있는 번잡한 도로를 달리다 방향을 갑자기 틀어 마켓으로 돌진한 뒤 가판대와 나무 등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우르반이 사건 전에 숨졌는지 테러 상황에서 숨졌는지는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사촌에 따르면 아내와 17세 아들을 둔 우르반은 마지막으로 사촌과 통화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인 22일까지는 폴란드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사촌 주라브스키는 "아내에게 선물을 사주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많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겠느냐며 글을 남겼다.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글을 올렸다.

주라브스키는 우르반이 회사에서 늘 규칙을 지켰기 때문에 '감독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며 "토요일에 맥주 두 잔을 마시면 일요일에는 트럭 안에 들어가지도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우르반의 유족을 돕자는 취지로 개설된 한 모금 사이트에서는 이틀 만에 8만 파운드(1억1천800만원)가 적립됐고 독일 공로훈장을 수여하자는 청원은 6천여 명이 서명했다.

청원을 처음 시작한 브루킹스연구소의 안보정책 분석가 콘스탄츠 슈텔첸밀러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나는 이런 청원을 읽어본 적도 없고 내가 먼저 시작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우르반은 영웅임이 틀림없다. 성탄절을 남편과 아버지 없이 보낼 유족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때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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