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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수교 샀나" 타이완 재정지원 거부에 상투메 中과 수교

입력 : 2016.12.22 14:25|수정 : 2016.12.22 14:25

타이완 "외교 골치덩어리 덜었다" vs 외교고립 심화 우려


아프리카 서부의 섬나라 상투메 프린시페가 21일 타이완과 전격 단교한 데에는 재정난을 겪던 상투메 프린시페에 대한 중국의 금전 지원이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타이완 중국시보(中國時報) 등은 22일 상투메 프린시페가 타이완에 2억1천만 달러(2천516억원) 상당의 금전적 지원 요구를 해온 바 있었으나 타이완이 이를 거부한 것이 단교의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지난 3월 재정 위기로 공무원들에 대한 급여지급도 연체하는 상황에 처하자 타이완에 공항 및 항만 건설에 들어갈 자금 7천만 달러의 무상 지원과 1억4천만 달러의 저리 차관을 요구했다.

타이완측이 이를 거부하자 상투메 프린시페는 9월 대만에 2억 달러를 재차 요청했고 타이완은 200만 달러를 지원해줄 수 있다고 답한 뒤 수교국임을 감안해 지원액을 400만 달러로 높였다.

이후에도 상투메 프린시페 측은 대만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면서 경제협력협정 체결 제안과 타이완 주재 신임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 요청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투메 프린시페는 1975년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인 1997년 타이완으로 갈아탄 뒤 19년만에 이를 또다시 번복했다.

타이완은 이로써 수교국이 21개국으로 줄게 됐다.

신문은 상투메 프린시페의 이런 전력을 들어 중국이 돈으로 상투메 프린시페와의 수교를 샀을 것이라는 추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돈으로 외교관계를 맺었다는 비판에서는 대만 역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타이완 당국은 대만 국립정치대에서 유학생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상투메 프린시페 대통령의 아들에게 2년간 장학금 81만6천 대만달러를 지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 성적 부진으로 장학금을 계속 받기가 어려워지자 자진 휴학했다.

타이완 네티즌들은 이번 단교로 외교 예산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골칫거리를 하나 덜어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요하며 타이완의 외교고립을 밀어붙이는 중국의 최근 행보에 대한 경계감도 강해지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현재 확실한 것은 타이완이 외교적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누가 집권하더라도 중국의 압박은 계속됐던 만큼 모두 하나로 뭉쳐 중요한 시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완 매체들은 앞으로 타이완과 단교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중국과 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는 바티칸과 중남미 지역의 파나마, 니카라과, 도미니카 공화국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황쿠이보(黃奎博) 정치대 외교학과 교수는 "차이 총통이 양안관계 회복을 하지 않으면 타이완은 외교적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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