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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 세계최고은행 BMPS에 유로 구제금융 투입키로

입력 : 2016.12.22 10:43|수정 : 2016.12.22 10:43

200억 유로 구제금융기금서 자금 투입…"이탈리아 정부 지분 과반 될 수도"


자산 기준으로 이탈리아 3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꼽히는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22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JP모건이 주도했던 민간 차원의 구제 노력이 무산됨에 따라 공적자금을 투입, 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들은 JP모건이 추진한 50억 유로 규모의 자본 확충안이 시한이었던 21일까지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구제노력의 또다른 축인 이 은행의 전환사채 발행도 순조롭지 못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액이 21일 현재 17억 달러 수준이어서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에 따라 BMPS에 공적자금을 투입, 4%인 현재의 정부 지분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정부가 과반 지분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BMPS 구제에 활용할 공적자금은 이날 상하원에서 승인한 2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기금에서 충당된다.

중도좌파 여당과 중도우파 야당이 찬성했고 또다른 야당인 오성운동은 반대표를 던졌다.

구제금융 기금은 부실이 심한 몇몇 국내 은행을 구제하는 용도로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BMPS를 포함한 부실 은행들의 자본 기반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는 380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토와 제노아 은행 등 다른 중소은행들도 민간 차원의 구제 노력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 은행에도 공적자금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회에 출석한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재무장관은 은행들이 자립과 수익성 회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취할 용의가 있는지가 공적자금 투입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몇몇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탈리아 금융 시스템은 견고하고 건전하다고 말하고, 공적자금 투입이 은행 채권을 보유한 개인들에게 미칠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72년 설립돼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BMPS는 금융위기 당시에 국내 은행인 방카 안톤베네타를 90억 유로에 인수한 실책으로 위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가 지난 1년간 반토막이 난 가운데 BMPS의 하락률은 86%에 이른다.

BMPS의 주식은 이날 은행측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중소기업들이 대거 예금을 인출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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