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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은 그동안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한 다음에, 최순실 씨에게 돈을 보냈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합병 직전에 이미 정유라 씨를 지원할 계획을 세웠던 정황이 담긴 문서를 SBS가 입수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특별취재팀 진송민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승마협회 올림픽 기획팀이 지난해 6월에 작성한 한국승마선수단 지원 계획안입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말을 새로 구매하고, 독일에 훈련캠프를 설치한 뒤 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지원하는 계획이 들어 있습니다.
전체 비용은 318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이 돈은 삼성그룹과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기로 돼 있습니다.
지원 가능한 선수 명단 중엔, 정유라 씨의 개명 이전 이름인 '정유연'도 들어 있습니다.
넉 달 뒤인 지난해 10월에 확정된 승마 유망주 육성 로드맵과 거의 비슷합니다.
특히 말 12필을 운영할 경우, 전지훈련 비용이 35억 남짓으로 두 가지 문건의 액수가 끝자리까지 일치합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을 통해 SBS가 입수한 이 '6월 문건'은 '10월 최종안'의 초안으로 분석됩니다.
초안이 만들어진 '지난해 6월'은 삼성으로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앞둔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두 회사의 합병은 한 달 전인 지난해 5월부터 공개적으로 추진됐고,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삼성이 합병 전에 최순실 씨 모녀에 대한 특혜 지원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더 짙어지는 정황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의 해명과도 배치됩니다.
삼성은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에 이루어졌다며 대가성을 일축해 왔습니다.
삼성이 합병 전에 최 씨 모녀 지원 계획을 짰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대가성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